그라운드 아트페어 2026, "예술이 일상에 스며드는 자리 만들 것"
「형상 너머, 존재의 조각」 조형작가 특별기획전
곽휘곤·도근기·방그레·신필균·안형·양현승·임수빈·조덕래 8인 참여
"예술이 우리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숨 쉬는 자리." 세계일보가 9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그라운드 아트페어 2026'을 연다.
그라운드(GROUND)는 예술이 비롯되는 바탕을 뜻한다. 작가·컬렉터·대중이 거래를 넘어 진정한 만남을 이루고, 그 위에서 새로운 가치가 태어나는 장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세계일보는 "예술은 전문가와 시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더 많은 이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는 인사말로 이번 페어의 출발점을 설명한다.
기존 아트페어가 주최측과 갤러리를 주축으로 한다면, 그라운드 아트페어는 신진·중견 작가가 컬렉터와 1차 미술시장에서 직접 만나는 'Artist-driven Discovery Fair'를 표방한다. 조직 측은 400여 개 부스와 8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며 '예술을 넘어서(Beyond Art)'라는 컨셉 아래 시민과 미술 생태계의 선순환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페어는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진행된다.
조형작가 특별기획전, 갤러리 장벽 없이 작가 승부
"작품은 작가의 삶과 열정의 응축… 관객과 컬렉터를 잇는 가교"
이번 페어의 백미는 한국 현대조각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특별기획전이다. 돌·나무·백자·철·재생 점토 등 매체를 달리하는 중견·신진 조각가 8명이 참여하는 「형상 너머, 존재의 조각」이 마련됐다. 인사말에서도 "작가는 삶과 열정, 철학을 응축한 작품을 내놓고, 관객은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며, 컬렉터는 미래를 이끌 작가를 만나는 자리"라고 강조한 그 철학이 그대로 구현된다.
출품 작가들은 존재의 본질, 인간의 내면, 자연과의 공존, 시간의 순환 등 보편적 화두를 저마다의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혐오에서 출발한 감정의 궤적을 새기는 곽휘곤부터, 돌을 감싸 안아 생명으로 재탄생시킨 조덕래까지 세대와 재료, 주제가 폭넓게 교차한다.
참여 작가 소개
▼ 곽휘곤 — 혐오에서 용서로
중앙대 조소 학사·석사를 마치고 충남대·단국대에서 가르치는 그는 2009년 이후 인간의 욕망과 단절, 치유를 집요하게 조각해 왔다. 'Self-Hate' 연작의 자기 혐오 풍경에서 '혐오의 우리'의 집단 구조를 거쳐 신작 '사과의 기술, 용서의 가능성'에 이르러 혐오의 끝에서 용서를 묻는다.
▼ 도근기 — 익숙함을 멈추는 신호(Signal)
익숙한 동물의 조형 언어로 관람자를 끌어들인 뒤 숨겨진 나비와 낯선 요소로 '멈춤'을 유도한다. 매끈하고 선명한 색채면 뒤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와 무뎌진 감각에 대한 사유가 깔려 있다. 뱅크·서울·대구아트페어와 BAMA 등에서 검증된 무게감이 기대된다.
▼ 방그레 — 거위의 꿈, 백자에 담은 길상과 희망
중국 노신미술대학 조소과를 거쳐 대련공업대에서 15년간 조소과 외국인 교수로 재직한 국제적 조각가. 백자 시리즈 '거위의 꿈'은 『지봉유설』의 길조 거위를 모티브로 의인화된 형상에 금 채화로 파랑새·장미·하트를 새겨 꿈과 희망의 감성을 담았다. 평창동계올림픽 눈조각 제작 경력도 눈길을 끈다.
▼ 신필균 — 타호(Taho), 타인을 통해 발견하는 또 다른 자아
사람 형상을 단순화한 목조각의 형태 '타호(Taho)'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불교 연기(緣起) 사상에서 출발해 타인이 곧 또 하나의 나라는 통찰을 나무 결을 다듬는 과정에 눌러 담았다. 대구 달성 현대미술제 청년작가 우수상에 이어 벤쿠버 아트페어까지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 안형 — 재생 점토로 빚은 관계의 동심원
버려진 굳은 점토에 연민을 느껴 개발한 재생 점토 슬립트레일링 기법이 특징이다. 케이크 시리즈는 긍정성의 상징을 뒤집어 화려한 사회 속 고립된 개인을 대비시키며, 사과는 성장하는 개인, 진주는 반짝이는 사회 구성원을 의미한다. 세종문화회관 아시아 현대미술 청년작가전, 경기도자미술관 '2026 도예의 미래'에 뽑혔다.
▼ 양현승 — 주방 식기로 말하는 소멸의 경고
주방용 식기류를 매개로 인간의 탐욕과 소멸의 순환을 이야기한다. 인간과 바이러스의 유사성에 착안한 그는 증식을 소멸의 과정으로 보고, 환경 위기와 AI 시대에 대한 경고를 사라져 가는 동물 이야기와 겹쳐 놓는다. 서리풀 ART for ART 최우수상(2024),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2023) 등을 수상했다.
▼ 임수빈 — 화석과 난맥, 존재의 소멸과 재구성
앵무조개 등 원시 화석을 해체·조립하며 존재의 소멸과 잊혀짐에 대한 불안을 투사한다. 시그니처 연작 '난맥'은 혈관처럼 이어지는 흐름 속에 혼란 가운데 존재하는 질서를 담는다. 경향미술대전 대상(2011) 이후 개인전 15회, 단체전 70여 회를 소화했으며 GOT7 뮤직비디오 작품 협찬, 아트엑스포 뉴욕 참여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 조덕래 — 돌을 감싸 안은 순환과 생명의 메시지
대지에서 만들어진 돌을 철망으로 용접해 감싸 안아 유기체로 재탄생시키는 'Enclose' 연작으로 알려졌다. 출품작 '대지의 기억-흑마'(330×150×300cm)는 그 철학을 압축한다. 크라운해태 환경조각대전 최우수상(2010), 농협 말 조각 공모전 대상(2014) 이력과 함께 200여 회의 단체전 경험이 뒷받침한다.
전시의 중요성과 의의
이번 기획전은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한국 현대조각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망하는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돌, 나무, 백자, 철, 재생 점토 등 재료의 다양성, 그리고 각기 세계관을 지닌 8인의 조형 언어가 한 전시에 어우러진다는 점은 한국 조각의 풍요로운 지형을 입증한다.
세계일보는 "문화와 예술은 한 나라의 품격과 경쟁력을 재는 핵심 자산이며, 신진·중견 작가의 지속 가능한 경력과 한국 미술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페어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글로벌 문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여덟 작가의 특별기획전은 이번 페어가 지향하는 '작가와 관객, 컬렉터의 진정한 만남'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